5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자기의 모든 소유를 주었고 6 자기 서자들에게도 재산을 주어 자기 생전에 그들로 하여금 자기 아들 이삭을 떠나 동방 곧 동쪽 땅으로 가게 하였더라
7 아브라함의 향년이 백칠십오 세라 8 그의 나이가 높고 늙어서 기운이 다하여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매 9 그의 아들들인 이삭과 이스마엘이 그를 마므레 앞 헷 족속 소할의 아들 에브론의 밭에 있는 막벨라 굴에 장사하였으니 10 이것은 아브라함이 헷 족속에게서 산 밭이라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니라
11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나님이 그의 아들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근처에 거주하였더라
오늘 본문은 아브라함의 죽음에 대한 내용입니다. ‘죽음!’ 이러면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로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원하지 않는데 강제로 찾아오고, 알지 못하는데 갑자기 찾아오는,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삶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죽음’은 우리에게 언제나 두려운 존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 죽음이 오늘 본문에서 우리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에게 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죽음은 어찌 보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나, 스데반의 순교 이런 죽음들에 비해선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떤 순교나 희생 이런 강렬한 죽음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의 창조질서 속의 자연스러운 죽음 또한 하나님께 쓰임 받는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오늘 아브라함의 죽음을 통해 그의 아들 이삭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작을 이어나가시고, 그분의 언약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십니다. 끝이 있기에 새로운 시작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소유와 재산
5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자기의 모든 소유를 주었고 6 자기 서자들에게도 재산을 주어 자기 생전에 그들로 하여금 자기 아들 이삭을 떠나 동방 곧 동쪽 땅으로 가게 하였더라
아브라함의 향년 175세, 그는 이제 정말 자신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자신의 삶을 정리하면서 이삭과 다른 아들들에게 소유와 재산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유언이라고 합니다. 너는 얼마를 가져라. 너는 이걸 가져라. 너는 어디로 가라. 그런 작업을 지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유언을 살펴보면, 세상적인 재산 분배의 기준에서 너는 이걸 가지고, 너는 저걸 가지고 하면서 나누어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 목적이 담겨 있다는 것 알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소유와 재산의 차이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에겐 자기의 모든 ‘소유’를 주었고, 다른 아들들에겐 ‘재산’을 주었습니다. 이삭에게 남긴 유산과 다른 아들들에게 남긴 유산이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원어로도 다른 표현입니다. 재산은 단지 선물, 혜택 등을 의미하며, 소유는 말 그대로 전부를 주었다는 의미로 나와 있습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자신의 죽음 이전, 그의 유언을 통해 언약의 후손과, 언약 밖의 자손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아브라함의 언약의 후손이십니까? 아니면 언약 밖의 자손이십니까? 물론 언약 밖의 자손도 여러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그의 서자들 또한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또 그들이 오히려 세상적으로 훨씬 탐나는 것들을 가지고, 취하고,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언약을 계승할 만한 이삭과 같은 적자인가? 이게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나는 지금 그분의 언약의 자손이 맞는가? 그분의 모든 것을 내가 가졌는가?” 점검해보아야 할 줄로 믿습니다.
오늘날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점검의 방법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가 아브라함-이삭-야곱 이렇게 대를 이어서 내려오는 그의 육신의 후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성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갈라디아서 3장 29절에 “너희가 그리스도의 것이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우리의 모든 답이 되시고,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유업을 이을, 아브라함의 모든 소유를 믿음으로 취하게 만들어 줄 그런 분이신 줄로 믿습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면 여러분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약속을 따라 정해진 상속자들이 되는 것인 줄로 믿습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의 모든 소유를 취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 하늘에 속한 자로의 부르심
아브라함은 유언을 마치고 하나님께 부름을 받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8-10절 말씀을 읽겠습니다.
8 그의 나이가 높고 늙어서 기운이 다하여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매 9 그의 아들들인 이삭과 이스마엘이 그를 마므레 앞 헷 족속 소할의 아들 에브론의 밭에 있는 막벨라 굴에 장사하였으니 10 이것은 아브라함이 헷 족속에게서 산 밭이라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이 땅의 생을 마감할 때 우리는 ‘소천하셨다.’ 이런 표현을 합니다. 하늘의 부름을 받아 돌아갔다. 기운이 다하여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갔다. 이 뜻이 바로 그런 뜻입니다. 자신의 조상들이 먼저 가 있는 곳, 그곳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저 하늘에 있는 천국, 조상들의 사회로 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장례식을 천국환송식이라고 부릅니다. 끝이 아닌 겁니다.
아브라함에 대한 하나님의 언약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늘의 별과 해변의 모래와 같이 많은 후손을 약속하셨는데, 그는 믿음을 따라 살다가 죽었지만 실제로 약속하신 것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많은 부를 누리고 이삭과 다른 아들들까지 많은 자손들 또한 보게 되었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아브라함 자신과 맺은 언약이라고 할지라도 그의 당대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열조에게로 돌아갔다는 이 표현이, 우리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이 표현이 하나님의 언약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히브리서 11장 16절을 전반부를 보면 “그들이 (그러니까 아브라함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아브라함의 부르심은 하늘에 속한 자로의 부르심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들이 이 땅에 속한 것들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이를 알게 된 후 아브라함은 이 땅의 재산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소유인 하나님께 받은 언약 그 자체를 약속의 자녀 이삭에게 남기게 된 것입니다.
주님이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나님의 언약을 가장 소중히 여기시면서, 그 언약을 이어나가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끝이 아닙니다. 이어달리기입니다. 내가 받은 모든 것도 믿음의 조상들로부터 받은 하나님의 언약이고, 내가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모든 것도 하나님의 언약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그것이 하늘에 속한 자로서의 이 땅에서의 삶이자 소명입니다. 죽음은 세상 사람들에게는 마침표일지언정, 우리에게는 바톤 터치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을 마치면 열조로, 믿음의 조상들에게로, 먼저 간 가족에게로, 그리고 나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품에로 돌아간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늘에 속한 자로서의 부르심을 받는 그날까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약속은 나의 바톤을 넘겨받는 그 다음의 세대들 가운데에서라도 반드시 이루신다는 믿음을 붙잡고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3. 언약의 계승
다음 말씀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11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11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나님이 그의 아들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근처에 거주하였더라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나님이 그의 아들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즉 그분의 언약이 아브라함에게서 이삭으로 계승이 되었고... 바로 이 뜻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언약이 이제 이삭에게 계승되었습니다. 그 언약이 계속해서 계승되면서 야곱에게로, 유다에게로, 다윗에게로, 솔로몬에게로, 히스기야에게로, 그렇게 대를 거치다가 드디어 예수 그리스도에게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서 하나님 우리 모두를 양자 삼아주시고, 새 언약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이 아브라함부터 내려오는 하나님의 언약을 이어받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여러분의 가정을, 가문을, 이전부터 이후까지 이어지는 모든 세대를 복되게 하실 줄로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여러분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주기 원하십니까? 오직 하나, 오직 한분, 새로운 언약,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점점 다가오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시작임을, 계속해서 하나님의 언약과 축복이 이어져가는 것임을 꼭 기억하시면서 주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나의 갈 길을 다 마무리하고 이 땅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멘.